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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부럽지 않아요"…국제논문 내는 '연구중심' 동네병원들 [조선비즈] 2015.01.14

작성자명관리자
조회수2285
등록일2015-02-22 오전 10:22:56
 
"종합병원 부럽지 않아요"…국제논문 내는 '연구중심' 동네병원들
 

SCI급 논문 턱턱 내는 개인의원
현장서 얻은 아이디어서 새 치료 방법 찾아

서울 종로구의 새얀안과 홍진표 원장은 4년동안 연구를 거듭한 끝에 얼마전 라섹수술의 통증을 줄여주는 방법을 찾았다. 홍 원장은 수술 전 미리 안약을 넣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홍 원장은 이를 증명한 논문을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인 ‘백내장굴절수술학회지(JCRS)’에 게재했다.

수술에서 얻은 교훈을 새 치료법으로

홍진표 새얀안과 원장은 라섹수술 전 안약 주입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홍진표 새얀안과 원장은 라섹수술 전 안약 주입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시력교정술이 유행하던 2000년대 초반에는 라식수술 위주로 실시됐다. 라식수술은 각막 앞부분을 분리해 조직의 일부를 얇게 잘라 절편을 만들어 젖힌 뒤, 레이저로 각막을 깎고 다시 덮는 수술이다.

라섹은 미세한 양(약 50μm)의 각막 상피만 살짝 벗겨내 레이저를 쏜 뒤 다시 접합하는 시력교정 수술법이다. 각막의 4분의 1 이상을 떼내고 남은 각막을 레이저로 깎는 라식보다 안전성을 높였지만 통증이 심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라섹은 각막 표면의 상처 부위가 아물 때까지 통증이 뒤따른다. 통증은 수술 후 2~3일이 가장 심하며 1주일 정도 지속된다. 동료 안과의사들과 통증을 줄이는 방법을 논의하던 홍 원장은 수술하기 전 미리 안약을 넣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홍진표 원장 미국 백내장굴절수술학회 논문. 안약을 미리 넣은 환자군(D)의 통증 점수가 더 낮았다.
홍진표 원장 미국 백내장굴절수술학회 논문. 안약을 미리 넣은 환자군(D)의 통증 점수가 더 낮았다.
홍 원장은 이를 의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의료진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2010~2011년 라섹수술을 받은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안약(NSAID)을 넣고 일반 항생제만 넣은 환자들과 비교했다.

수술 후 6시간이 지난 뒤 안약을 미리 넣은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게 통증을 느끼는 정도에 따라 0~10점으로 표시해달라고 요청한 결과 안약을 넣은 환자는 평균 2.35점을 매겼다.

반면 항생제만 넣은 환자들의 평균 점수는 4.97점으로 나타났다. 10점에 가까울수록 통증을 더 잘 느낀다는 것을 뜻한다. 미리 안약을 넣은 새 수술법의 환자가 통증을 덜 느낀다는 의미다.

수술 12시간 후와 24시간 후 조사한 결과에서도 안약을 넣은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원장은 또 추가 확인을 위해 환자 94명을 대상으로 49명은 미리 안약을 넣고 45명은 항생제를 넣어 비교했다. 이 실험에서도 새 수술법이 통증을 절반 가까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비스테로이드성 안약은 수술 후 넣던 진통 성분을 함유한 안약의 하나였다. 라섹수술을 받고 고통을 호소하던 환자를 보다 못한 홍 원장이 이를 해결할 방법을 동료들과 논의하던 중 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홍 원장의 새 수술법은 라섹수술의 최대 단점인 통증을 해결하면서 미국안과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홍 원장은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며 “개인의원이 연구개발을 하기에 여러가지 환경의 제약이 있지만 계속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D나선 개인병원들

류민희 오라클성형외과 원장은 서양인과는 다른 동양인의 주름 성형법을 연구했다.
류민희 오라클성형외과 원장은 서양인과는 다른 동양인의 주름 성형법을 연구했다.
홍 원장의 사례처럼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환자 진료법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나선 개인의원들은 최근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오라클성형외과 류민희 원장은 이달 초 국제학술지인 미국 미용성형외과학회(ASAPS)지에 논문을 냈다. 논문은 동양인의 얼굴 주름성형에 대한 지난 10여년의 치료 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류민희 원장 미국미용성형외과학회 논문.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피부가 더 질기고 얼굴이 넓다.
류민희 원장 미국미용성형외과학회 논문.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피부가 더 질기고 얼굴이 넓다.

류 원장은 국내에서 주름성형에 안면거상술이 주로 이용되고 있지만 환자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나온 수술법에 대한 논문이 모두 미국과 유럽을 기준으로 하고 있고, 동양인을 위한 자료는 전혀 없었다.

류 원장은 1990년대 일본에서 동양인의 얼굴 특징을 연구한 결과를 주름성형에 접목시켰다. 동양인은 서양인과 얼굴의 생김새와 구조가 다르다. 피부가 질기고 얼굴이 넓다. 동양인의 해부학적 특징을 살리는 수술법이 필요했다. 수술을 할 때 피부를 더 당겨주면서 근육을 축소해야 주름 성형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류 원장은 인종간 특성을 밝힌 추가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류 원장은 “동양인 관점에서 주름 성형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지만 고령화와 함께 필요성이 늘고 있다”며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국제 학회로부터 치료에 대한 학술적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두진경 PSI어비뇨기과 원장은 전립선 형태에 따른 전립선비대증의 심각성을 비교했다.
두진경 PSI어비뇨기과 원장은 전립선 형태에 따른 전립선비대증의 심각성을 비교했다.
서울 노원구의 PSI 어비뇨기과 두진경 원장은 전립선 형태가 전립선 비대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냈다. 그동안 전립선 크기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형태와 관련된 연구는 없었다. 환자 149명을 대상으로 전립선 모양이 정상, 중앙 확대, 양쪽 확대, 석류 모양 등으로 분류했다.

두 원장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립선 형태가 가운데 부분이 유독 커졌을 때와 석류 형태를 띠는 경우 전립선이 더 비대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 크기가 관계없이 두 모양에서 전립선 비대증 증상도 더 심각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줌이 잘 안나오고 양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원장의 연구 결과는 2009년 국제학술지 유롤로지에 실린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 의사들의 전립선 비대증 진단을 돕고 있다.

두 원장은 “지금도 연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요실금 환자의 치료경험과 요로결석의 응급 시술 경험 등을 학회에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동료 의사들로부터 ‘연구중심 동네병원’이라는 칭찬도 들었다.
두진경 원장의 전립선 형태에 따른 비교 연구. 전립선 크기 외에도 형태도 진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두진경 원장의 전립선 형태에 따른 비교 연구. 전립선 크기 외에도 형태도 진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

두 원장은 하루 종일 진료에 매달리면서도 연구를 놓지 않는 이유는 그 자체가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두 원장은 “환자의 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하다 보면 경쟁력도 따라온다”며 “앞으로도 치료의 경험을 공유하고 의미 있는 치료법을 찾아낼 수 있는 연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상헌 고대안암병원 연구부원장은 “개원 의사들이 진료에만 치중하지 않고 연구를 강화하면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사업화도 가능하다”라며 “개인병원 의사뿐 아니라 의대생도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시영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의과학연구처장은 “개인병원을 선호하는 환자들을 위한 연구는 개원의들이 잘할 수 있다”라며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해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