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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쌀쌀한 날씨 꽉막힌 소변 길... 전립선비대증'주의보'

작성자명관리자
조회수2343
등록일2012-11-26 오전 1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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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23 16:56 / 수정: 2012-11-24 03:37

쌀쌀한 날씨 꽉막힌 소변 길…전립선비대증 `주의보`

생생헬스

기온 낮아지며 요도근육 수축
연말 잦은 음주·새벽운동이 원인…심하면 요도 막히는 '급성요폐' 유발
나이 들수록 발생률 높아져…약물·레이저수술로 치료 가능

어홍선 어비뇨기과 원장이 50대 중년 전립선비대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어 원장은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전립선도 모양과 크기가 달라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준혁 기자


연말을 맞아 송년회를 핑계삼아 술자리를 하게 되는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때 중장년들이 조심해야 할 게 전립선비대증에 의한 급성요폐 현상이다. 소변을 보고 싶지만 요도가 막혀 아무리 애를 써도 소변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태를 말하는데, 자칫 응급실에 실려갈 수도 있다. 전립선비대증이 오면 요도가 좁아지는데 술로 인한 이뇨현상까지 겹치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예컨대 명절연휴 고속도로 톨게이트처럼 출구는 좁은데 도로에 진입하는 차량이 폭주해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 요즘 같이 쌀쌀한 날씨에 새벽 운동을 하다가 응급실에 실려가는 급성요폐 환자도 적지 않다. 추운 날씨의 영향으로 요도 근육이 제대로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날이면 새벽보다 낮에 운동하는 게 좋다. 기온이 낮아지면 전립선 부근 근육이 수축하면서 비대증 증세가 더욱 악화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나이 들수록 증가…과거 ‘환관’에겐 없었던 질환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 진행성 질환이다. 의료계에선 50대 남성의 50%, 60대의 60%, 70대의 70%가 전립선비대증으로 고생한다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면 잔뇨, 세뇨(소변줄기가 가늘어지는 현상), 야간뇨 등 3대 배뇨 불편증상을 겪는데 이는 전립선비대증의 대표적인 증상과 겹친다. 전립선이 커지면서 전립선 사이를 관통하는 요도(오줌길)가 압박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소변줄기가 약하거나 가늘고 자꾸 끊겨서 나온다 △소변을 봐도 소변이 방광에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소변을 볼 때 힘을 줘야 하거나 한참 기다려야 나온다 등 3대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겨울 환절기와 송년회 음주시즌은 급성요폐를 부르는 위험요인이다. 최근 대한비뇨기과학회가 전국 22개 비뇨기과수련병원에서 응급실을 방문한 비뇨기과 환자 3464명을 조사한 결과, 급성요폐 환자는 8.05%(279명)로 10명 중 1명꼴이었다. 급성요폐 환자 가운데 67.9%(159명)가 전립선비대증이 원인이었다. 기온이 내려가면 비대한 전립선으로 압박당한 요도의 이완이 더욱 어렵게 되고 음주까지 하게 되면 소변량이 늘어 ‘소통’이 막히는 것이다.

어홍선 어비뇨기과 원장(서울 상계동)은 “술이 소변량을 늘려 방광에 과부하를 주기 때문에 급성요폐를 유발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어 원장은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으면서 연말 술자리가 잦은 직장인의 경우 가급적 술을 삼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불가피하게 술을 마셔야 한다면 한 번 마실 때 소주 반병이나 맥주 500ml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감기약에 항히스타민 성분 빼야

급성요폐를 예방하려면 환절기 콧물감기에 사용되는 약 중 항히스타민(콧물 억제)과 에페드린(기침 억제) 성분의 복용을 피해야 한다. 이런 약은 방광 수축을 억제해 요폐를 유발할 수 있다. 술 외에도 커피, 녹차, 홍차 등은 이뇨작용을 촉진해 소변량을 늘리기 때문에 좋지 않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야간뇨나 급성요폐를 막기 위해 물을 마시는 양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의학적으로 전립선 무게가 20g(호두 한 알만한 크기)을 넘으면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단하는데 대한비뇨기과학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평균 전립선 무게는 2006년 19.1g에서 2011년 23.6g으로 평균 4.5g(23.5%) 늘어났다. 전립선 무게(크기)가 늘어나는 건 동물성지방 등 서구화된 식사습관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민 1인당 육류 소비가 2005년의 32.1㎏에서 2010년 38.8㎏으로 20% 증가한 것과 무관치 않다. 일반적으로 과일이나 채소의 섭취가 적고 동물성지방을 많이 섭취할수록 전립선비대증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야채에 포함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전립선 내 남성호르몬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데 비해 동물성지방은 양성·악성 종양의 발생을 유도하는 성향을 갖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전문의들은 추운 날씨에 동물성 지방 섭취와 음주 등을 줄이는 대신 검은콩으로 갈아서 만든 두부, 특히 생굴과 호박씨 등이 좋다고 권장했다.

간혹 중년층 가운데 전립선비대증을 앓으면서 발기부전도 함께 왔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엄밀하게는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은 관계가 없다. 발기에 관여하는 혈관과 신경은 전립선 뒤쪽을 지나가는데, 전립선은 피막에 쌓여 있어 커지더라도 이 혈관과 신경을 누르는 일은 거의 없다. 의료계에선 전립선비대증과 발기부전을 겪는 시기가 거의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한다. 예컨대 오줌발이 약해지고 소변 보기가 어려워지는 심리적 이유로 발기부전까지 동반한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어 원장은 “전립선비대증 때문에 발기부전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골반 안에 존재하는 근육·혈관 및 신경계의 변화로 근육이 잘 이완되지 않을 경우 배뇨증상과 발기부전이 함께 일어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 진단 및 치료

남성이라면 전립선비대증을 피할 수 없다. 전립선이 커지기 시작하는 50대부터는 의학적 검진을 통해 자신의 전립선 크기를 정확히 파악하고 식단 조절을 통해 발병을 지연 또는 예방하는 게 바람직하다.

어 원장은 “환자의 80% 정도가 비교적 간단한 검사를 통해 전립선비대증을 진단받을 수 있고 이 중 80% 정도는 전립선 크기를 줄이거나 요도를 이완시키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며 “이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이나 레이저수술 등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고 말했다.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은 배뇨증상이 없어질 가능성이 80~90% 정도 되지만 5년 후가 되면 60~75%로 감소하고, 환자의 약 5%는 5년 내에 재수술을 필요로 한다는 보고서가 나와 요즘엔 시술이 크게 줄었다. 반면 레이저수술은 수술 도중이나 차후에 출혈이 거의 없고 수술 후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그러나 절제할 수 있는 전립선의 양에 한계가 있고 장기간에 걸친 치료효과는 아직 정립단계에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